20개의 글을 찾았어요
녹두밭 한가운데 서다
다윗에게는 서른일곱 명의 용사가 있었어요. 그 이름들이 사무엘하 끝에 전쟁 기념비처럼 줄지어 적혀 있죠. 성문을 부순 이야기, 망대를 불태운 이야기가 나올 법한 자리예요. 그런데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그 다음은 하랄 사람 아게의 아들 삼마라 블레셋 사람이 떼를 지어 녹두나무가 가득한 밭에 모이매 백성들은 블레셋 사람 앞에서 도망하되 그는 그...
검색어: “말씀”
20개의 글을 찾았어요
다윗에게는 서른일곱 명의 용사가 있었어요. 그 이름들이 사무엘하 끝에 전쟁 기념비처럼 줄지어 적혀 있죠. 성문을 부순 이야기, 망대를 불태운 이야기가 나올 법한 자리예요. 그런데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그 다음은 하랄 사람 아게의 아들 삼마라 블레셋 사람이 떼를 지어 녹두나무가 가득한 밭에 모이매 백성들은 블레셋 사람 앞에서 도망하되 그는 그...
마태복음 13장에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여쭤요. 왜 무리에게는 비유로 말씀하시느냐고요. 예수님의 대답 가운데 한 문장에는 말 하나가 빠져 있어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무릇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마태복음 13:12 (개역한글) 무엇이 있는 자일까요? 돈일까요? 재능일까요? 마태는 말하지 않아요. 예수님은 그 자리를 비워 두셨고...
대부분의 사람은 시계를 보며 살아요. 시간과 마감과 달력으로 인생을 재죠. 그런데 성경은 시간을 가리킬 때 다른 단어를 하나 더 써요. 벽에 걸린 시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단어예요. 그 단어가 (카이로스) καιρός예요. 이 단어를 알고 나면 신약의 거의 모든 중요한 약속이 다르게 읽혀요. 카이로스는 분초를 재지 않아요. 순간을 표시해요. 하나님이 정하...
아버지가 아홉 살 아들 곁에 앉아요. 아이는 제일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는 중이에요. 정해진 시청 시간이라 아버지는 TV를 끄지 않아요. 아버지는 성경을 펴서 마태복음 4장,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받으신 장면을 보여 줘요. 마귀가 입을 열 때마다 예수님은 똑같이 대답하세요. “기록되었으되.”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한 여자가 6시 40분에 눈을 떠요. 발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손은 벌써 휴대폰을 찾아요. 아침 식탁에 앉을 즈음엔 게시물 마흔 개와 새로운 바이러스 소식 두 건, 생판 모르는 사람이 벌인 정치 논쟁까지 다 읽었어요. 성경은 아직 펴지도 않았고요. 정오가 되자 마음이 천근만근인데, 왜 그런지는 자기도 모르겠어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니에요. 말...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는 대개 죄 사함을 먼저 떠올려요. 빚이 청산되었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지요. 그게 우리 믿음의 토대니까요. 그런데 십자가의 일은 그보다 더 온전했어요. 예수님은 우리의 죄만 지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질병과 아픔까지 함께 지셨어요. 육체의 치유는 대속에 포함되어 있어요. 마태복음은 이 연결을 분명하...
거친 물살을 두 시간 건너고 나서 배에서 내려요. 발이 콘크리트 바닥에 닿아요. 부두는 움직이지 않아요. 그런데 몸은 아니라고 해요. 그 뒤로 한 시간쯤, 땅이 발밑에서 올라왔다 내려가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데, 그래도 그렇게 느껴져요. 혹은 축일을 알리느라 교회 종이 오 분 동안 울려요. 종 치던 사람이 줄을 놓아요. 종은 가만히 멈춰 있어요. 그런데...
기드온은 포도주 틀 안에 숨어 있었어요. 모세는 하나님께 다른 사람을 보내시라고 했고요. 예레미야는 자기가 너무 어리다고 했어요.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세 사람인데, 셋 다 하나같이 자기는 그 일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믿었어요. 자신 없음은 현대인만 앓는 병이 아니에요. SNS나 인사평가와 함께 생겨난 것도 아니고요. 아담과 하와가 처음으로 자기가 벗은...
한 아이가 마른 낙엽을 갈퀴로 긁어모아 커다란 광주리에 담아요. 낙엽은 가벼워서 금세 수북이 쌓이고, 광주리는 벌써 다 찬 것처럼 보여요. 그러자 아이가 그 안에 들어가 발로 꾹꾹 밟아요. 낙엽이 내려앉고, 다시 자리가 생겨요. 또 긁어모으고, 또 채우고, 또 밟아요. 그다음엔 광주리를 흔들어 쌓인 더미를 가라앉히고 다시 더 담아요. 마침내 낙엽 한 장도...
두려움은 좀처럼 정문으로 들어오지 않아요.당신이 보는 것, 손끝으로 넘기는 화면, 머릿속에서 자꾸 되뇌는 장면 사이로 슬그머니 들어와요. 그렇게 소망은 조금씩 얇아지고요. 바울은 소망을 갑옷의 한 부분이라고 말해요.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쓰자”데살로니가전서 5:8 (개역한글) 투구는 (페리케팔라이아) περικεφαλαία — “머리를 감싸 보호하는 것”...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기준을 거부하는 세상 한가운데서 살아가요. 이건 오늘 처음 생긴 일이 아니에요. 이스라엘은 칠십 년 동안 바벨론에 사로잡혀, 적대적인 문화 질서 아래서 살았어요. 하나님은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해 경건하지 않은 문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일러 주셨어요. 산속 동굴로 숨어 들어가라거나, 평범한 삶을 접으라고 하지 않으셨어...
한 농부가 첫 추수를 마치고 밭을 둘러봐요. 씨 하나에서 낟알 서른 개가 나왔어요. 그는 밭을 갈아엎지 않아요. 다시 씨를 뿌려요. 우리는 씨 뿌리는 비유를 읽으면 대개 곧바로 백 배를 바라요. 삼십 배는 꼴찌처럼 들리고, 육십 배는 아깝게 못 미친 것처럼 들려요. 마태는 이 열매를 큰 수부터 적어요.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 순서예요. 그런데 마가는...
오늘 점심에 뭘 먹었는지 떠올려 보세요. 이제 거기 들어 있던 비타민을 적어 보세요. 닭고기의 아미노산 구성을 말해 보세요. 그 온도에서 기름이 밥알에 무슨 일을 했는지 설명해 보세요. 못 하죠. 그런데 그게 한 번도 먹는 걸 막은 적은 없어요. 그냥 앉아서, 맛있게 먹었고, 몸은 우리 허락을 구하지 않고 알아서 그 화학 작용을 다 해냈어요. 그런데 성경을...
믿는 사람이 “당신은 율법에 대하여 죽었습니다”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익숙한 타협이 하나 고개를 들어요. 이런 식이에요. “그래요, 의식법에는 죽었죠. 어린 양, 절기, 제사장의 씻음 같은 것들요. 하지만 십계명은 아니잖아요.” 조심스러운 말처럼 들려요. 그런데 바울이 쓴 말은 그게 아니에요. 가르치는 사람들은 공부를 위해 율법을 의식법, 시민법, 도덕법...
한 사람이 잠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휴대폰을 열어요. 전쟁 소식, 지진, 새로운 바이러스, 그리고 어떤 지도자가 적그리스도의 특징에 하나도 빠짐없이 들어맞는다는 영상까지 손가락으로 쓸어 넘겨요. 아침 식사를 하기도 전에 그는 두려움에 잠겨 있고, 그것을 분별력이라고 불러요. 징조는 진짜예요. 예수님이 오리라고 말씀하셨어요. "난리와 난리 소문을 듣겠으나...
새벽 한 시, 한 청년이 침대에 누워 얼굴에서 한 뼘 거리에 휴대폰을 들고 있어요. 해변에 있는 어떤 여자, 친구가 새로 뽑은 차,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도시에 사는 낯선 사람의 집이 손끝을 따라 지나가요. 폰을 내려놓고, 다시 집어 들고, 또 넘겨요. 내일은 오늘 밤보다 기분이 더 나쁠 거예요. 그는 남의 삶을 빌려 살아요.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많은 사람이 성경을 자기계발서처럼 읽어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규칙, 공식, 단계를 찾으려고 책장을 넘기죠. 말씀 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거예요. 그런데 나를 들여다본다고 해서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지는 않아요. 정체성은 예수님을 바라볼 때 보여요. 성경의 첫째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니까요. 그분을 보려고, 그분의 아름다움과...
길 위에 서 있다고 해 봐요. 사람은 한 번에 한 방향만 바라볼 수 있어요. 무덤을 마주 보든지, 구주를 마주 보든지 둘 중 하나예요. 둘 다 볼 수는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을 앞에 두고 살아요. 저 앞 길 위에 박혀 있는 고정된 지점처럼 여기죠.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건강검진 결과지는 이정표처럼 읽혀요. 그래서 그것을 염두...
사울은 사람을 두려워하다가 왕좌를 잃었어요. 다윗은 자기가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라는 것을 알았기에 왕좌를 지켰고요. 이 두 왕의 차이가 곧 사람의 인정 위에 세운 인생과 하나님의 용납 위에 세운 인생의 차이예요. 사람 비위를 맞추는 건 타고난 성격이 아니에요. 영적인 상태예요. 그리고 성경은 이 문제를 에둘러 가지 않고 정면으로 다뤄요. "사람을 기쁘게 하...
1535년, 마일즈 커버데일이 영어로 된 첫 완역 성경을 인쇄했어요. 그는 서문에서 독자에게 읽기의 원칙 하나를 남겼어요. "성경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은, 무엇이 말해지고 쓰였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누가 누구에게, 어떤 말로, 어느 때에, 어디서, 무슨 뜻으로, 어떤 정황에서 말했는지를 살피고, 앞에 무엇이 오고 뒤에 무엇이 따라오는지를 헤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