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새로운 무언가를 기다려요. 돌파구, 뜻밖의 큰돈, 저 바깥 어딘가에서 뚝 떨어지는 기적 같은 것을요.
없는 것에만 눈이 가요. 돈이 모자라고, 실력이 모자라고, 영향력이 모자라죠. 그래서 해답은 반드시 크고, 반드시 바깥에서 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하나님은 전혀 다른 것을 물으세요.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출애굽기 4:2 (개역한글)

모세가 한 민족의 위기 앞에서 벌벌 떨며 서 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칼도, 군대도, 그럴듯한 전략도 쥐어 주지 않으셨어요. 수십 년 동안 양을 치며 들고 다니던 그 평범한 막대기 하나를 거룩하게 구별하셨을 뿐이에요. 한때 모세의 지팡이였던 것이, 모세가 그것을 하나님의 손에 내어 드린 뒤로는 성경에서 하나님의 지팡이라 불려요. 모든 기적이 모세가 이미 가지고 있던 것을 통해 흘러나왔어요.

여기에 하나의 결이 보여요.

이미 가진 것을 구별해 드리세요.

드린 것은 달라져요. 내 손에 들린 재능은 그저 평범해요. 같은 재능이 하나님의 손에 들리면 거룩해지고, 몇 배로 불어나고, 그분의 영광을 향해 방향을 잡아요.
문제는 넉넉히 가졌느냐가 아니라, 가진 것을 있어야 할 자리에 두었느냐예요.

풍성함은 내어 드림 저편에 있어요.

베드로의 손에 들린 건 실패한 사업이었어요.
“선생이여 우리들이 밤이 맞도록 수고를 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지마는” 누가복음 5:5 (개역한글)
그런데 그는 자기 배를 예수님께 내어 드렸어요. 일터이자 자산이자 생계였던 그 배를, 말씀을 전하시는 자리로 쓰시도록요.
밤새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그 배가, 넘치도록 담는 배가 되었어요.
그물이 찢어질 만큼 가득, 배가 가라앉기 시작할 만큼 무겁게요.

그건 열심히 일해서 얻은 성과가 아니에요. 하늘이 부어 주신 공급이에요. 빚을 지워 버릴 만큼, 이야기를 통째로 뒤집을 만큼, 이 땅의 어떤 셈법도 비껴갈 만큼이요.

한계는 한 번도 하나님 쪽에 있지 않았어요.

빚에 잠긴 한 과부가 아주 단순한 말씀을 따랐어요.
“너는 밖에 나가서 모든 이웃에게 그릇을 빌라 빈 그릇을 빌되 조금 빌지 말고” 열왕기하 4:3 (개역한글)
남아 있던 얼마 안 되는 기름을 부었더니, 빌려 온 마지막 그릇까지 다 채워질 때까지 기름이 계속 흘러나왔어요.
그리고 멈췄어요.
하나님이 바닥나셔서가 아니에요.
그 여인이 바닥났기 때문이에요.

준비와 믿음이 그릇의 크기를 정해요.
우리는 넘치도록 부어 달라고 기도하면서, 정작 하나님 앞에 찻잔 하나를 내밀고 있을 때가 많아요.


하나님이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물으실 때, 그분은 대단한 재능이나 유리한 조건이나 번듯한 자리를 찾으시는 게 아니에요.
그저 기꺼이 드리려는 마음이에요.
그저 손을 펴는 일이에요.
그저 내가 지닌 평범한 것이 그분의 것이 되는 순간 비범해진다고 믿는 용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