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프면 사람은 쉽게 날카로워져요. 별것 아닌 말에도 목소리가 높아지고, 괜히 옆 사람이 미워지죠. 우리는 이 몸의 이치를 잘 알아요. 그런데 영의 굶주림은 좀처럼 알아채지 못해요. 이유 없이 화가 나고, 가라앉고, 불안한 날들이 이어지는데, 사실은 영이 굶고 있어서 그런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다른 것으로 채우려고 해요. 재미있는 영상, 끝없이 내려가는 피드, 늦은 밤의 야식. 그런데 이런 것들은 배를 채워 주지 못해요. 잠깐 입을 즐겁게 하고는, 마음을 전보다 더 허하게 두고 떠나요.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어요.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나는 주의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자라 내가 주의 말씀을 얻어 먹었사오니 주의 말씀은 내게 기쁨과 내 마음의 즐거움이오나" 예레미야 15:16 (개역한글)

'떡'으로 옮겨진 히브리어는 (레헴) לֶחֶם — "빵, 양식"이에요. 사람을 살리는 일상의 먹을거리를 가리키는 말이죠. 예수님은 자신을 가리켜 생명의 떡이라고 하셨어요. 떡은 분석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먹는 거예요.

성경을 펼칠 때 교과서 대하듯 하지 마세요. 밥상 앞에 앉듯 앉으세요. 지식을 쌓으려고 읽지 말고, 속사람을 먹이려고 읽으세요. 진리를 삼켜 넘기는 동안 기쁨이 돌아와요. 힘이 돌아와요.

속이 텅 빈 것 같은 날에는 딴 데로 눈을 돌리지 말고, 말씀을 펴서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