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천만 원을 빌렸다고 해 볼게요. 언제까지 갚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날짜는 지나갔고 손에는 돈이 없어요.

그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그 친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슬슬 피하게 돼요. 마주쳐서 말을 섞기 싫어 길 건너로 돌아가요. 그 친구가 미운 게 아니에요. 그저 양심에 빚이 얹혀 있는 것뿐이에요.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꼭 이래요. 빚이 느껴지니까 숨는 거예요.

그런데 누군가 나타나서 당신 대신 그 친구에게 10억 원을 건넸다면요? 빚은 그 순간 사라져요. 아니, 사라지는 정도가 아니에요. 이제 그 친구는 당신 때문에 오히려 이득을 본 사람이 됐어요.

그래도 숨을까요? 아니죠. 오히려 달려가겠죠. "밥 한번 먹자!" 하고요. 가로막던 벽이 없어진 거예요.

예수님은 당신이 진 빚만 딱 맞춰 갚으신 게 아니에요. 예수님 자신이 넘치도록 치른 값이에요. 황소와 염소의 피는 카드 돌려막기처럼 빚을 잠시 덮어 줄 뿐이었어요. 예수님은 그 빚을 통째로 없애 버리셨어요.

십자가가 겨냥한 자리는 바로 여기예요. "다시 죄를 깨닫는 일이 없"는 양심이요.

“섬기는 자들이 단번에 정결케 되어 다시 죄를 깨닫는 일이 없으리니” 히브리서 10:2 (개역한글)

이미 다 받으신 채권자 앞에서 숨어 지낼 이유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