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죄를 지을까요? 왜 스스로도 싫어하는 습관과 행동에 자꾸 발이 묶일까요?

흔히 의지력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착하게 살아 보려고 충분히 애쓰지 않아서라고 여기죠. 그런데 베드로는 뿌리가 전혀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해요. 바로 신뢰의 부재예요.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너희로 정욕을 인하여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으니”
베드로후서 1:4 (개역한글)

여기서 말하는 “정욕”은 성적인 욕망만 가리키지 않아요. 원어는 (에피뒤미아) ἐπιθυμία — “끓어오르는 갈망”이고, 개역한글은 이를 “정욕”으로 옮겼어요. 정당한 필요를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채우려는 마음, 그게 정욕이에요.

거짓말을 하는 건 진실을 말해도 하나님이 나를 지켜 주신다는 걸 믿지 못해서예요. 훔치고 속이는 건 하나님이 채워 주신다는 걸 믿지 못해서고요. 중독에서 위로를 찾는 건 하나님이 쉼을 주신다는 걸 믿지 못해서예요.

베드로는 이것을 무지라고 불러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계시가 없는 상태예요.

세상의 썩어질 것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를 악물고 버티는 데 있지 않아요. 약속에 참예하는 데 있어요. 하나님이 나의 공급자이심을 확신하면 속여서 얻을 필요가 없어요. 그분이 나를 지키시는 분임을 알면 내가 나서서 싸울 필요가 없어요.

거룩은 의지력이 만들어 낸 결과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시는 분을 신뢰한 자리에서 자라나는 열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