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일부러 늦추신 시간이라는 걸, 우리는 그 한복판에 서 있을 때는 잘 알아채지 못해요.
그저 압박으로 느껴져요.
“하필 왜 지금이죠?” 싶어요.
때로는 하나님이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데 성경은 이렇게 말해요.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 길을 기뻐하시나니”
시편 37:23 (개역한글)

서두르신 게 아니에요.
아무렇게나 두신 것도 아니에요.
정하신 거예요.

밤 비행기를 타려고 정신없이 달려간 한 가족이 있었어요.
그날은 모든 게 어긋났어요. 길은 막히고, 시간은 모자라고, 머릿속은 뒤엉켰죠.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카운터가 닫힌 뒤였어요.
짐 가방과 유모차를 끌고 터미널을 가로질러 뛰는 동안, 답답함 위에 답답함이 쌓였고 불안이 어깨를 무겁게 눌렀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늦었는데도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어요.

기진맥진한 몸으로 자리에 앉았을 때, 또 한 번 안내 방송이 나왔어요.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가 고장 났고… 바로 그것 때문에 비행기 전체가 지연되고 있다는 거였죠.

가방 하나하나.
승객 한 사람 한 사람.
비행기 전체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제야 분명해졌어요.
불안으로 보였던 것이 사실은 보호였다는 걸요.
“너무 늦었다” 싶었던 그 시간이, 하나님의 손 안에서는 정확히 맞는 시간이었다는 걸요.

우리는 일이 늦어지면 하나님이 멀리 계신다고 지레짐작해요.
하지만 그때 하나님은 오히려 가장 가까이 계시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하나씩 옮겨 놓고 계실 때가 있어요.

지금 당신의 길에서 더디게 느껴지는 그 시간이, 당신의 안전을 위해, 당신의 평안을 위해, 당신의 유익을 위해 하나님이 조각들을 제자리에 맞추고 계시는 바로 그 순간일지도 몰라요.

하나님의 손 안에 있는 지연은 뒷걸음이 아니라 준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