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울타리 너머를 기웃거리는 버릇이 있어요. 힘들이지 않고도 푸르게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결혼, 커리어, 인생을 바라보죠.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 그대로예요. 게다가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그 푸른빛에 필터까지 한 겹 입혀져서 더 선명하게 반짝여요.

하지만 거리는 위장의 명수예요. 멀리서는 색깔이 보이고, 가까이 가면 상태가 보여요.

마침내 울타리를 훌쩍 넘어 '저쪽'에 발을 디디면, 양들이 남기고 간 것을 밟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푸른 빛깔 아래 깔린 것들 말이에요. 어질러진 자리, 배설물, 그리고 아무리 아름다운 초장이라도 누군가 계속 손을 보아야 하고 저마다의 골칫거리를 안고 있다는 현실이요.

잔디는 저쪽이라서 더 푸른 게 아니에요. 내가 물을 주는 자리가 가장 푸르러져요. 남이 잘 골라 편집해 올린 장면과 내 편집되지 않은 뒷모습을 나란히 놓고 재는 일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입을 험하게 만들 뿐이에요. 남의 이야기에 매여 종처럼 사느라 흘려보내기엔, 당신의 삶이 너무 귀해요.

시기는 내 복을 세는 대신 남의 복을 세고 앉아 있는 덫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