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에게까지 물을 길어 주는 사람

해 질 녘, 지친 나그네가 우물가에 서 있어요. 그 뒤로는 낙타 열 마리가 무릎을 꿇고 쉬고 있고요. 그가 한 젊은 여인에게 물 한 모금만 달라고 청해요.
대부분은 물동이를 기울여 마시게 해 주고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 그 정도면 예의 바른 거예요. 그걸로 충분하고요.
아브라함의 종은 그 우물가에서 누구에게 말을 걸기도 전에 먼저 하나님께 표징을 구했어요. 표징도 신중하게 골랐어요. 어떤 색 옷을 입은 여인이나 몇 시쯤 우물에 나오는 낯선 사람을 구하지 않았어요. 그가 구한 건 부탁받은 것보다 더 해 주는 여인이었어요.
여기서 “은혜”로 옮겨진 말은 (헤세드) חֶסֶד — “인자, 언약의 사랑”이에요. 종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헤세드를 베풀어 주시기를 구했고, 같은 마음을 품은 여인을 찾았어요.
개역한글이 ‘약대’라고 부르는 낙타는 사막을 건너온 뒤라면 한 마리가 몇 분 만에 물을 75리터 넘게 들이켤 수 있어요. 열 마리면 엄청난 양이에요. 흙으로 빚은 물동이를 들고 우물로 내려갔다가 구유까지 다시 올라오기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야 하는 일이에요.
그런데도 리브가는 먼저 나섰어요.
창세기는 그녀가 달려갔다고 기록해요. 낙타에게 물을 먹여 달라고 부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리브가는 필요를 보았고, 누가 두 번째 부탁을 꺼내기도 전에 그 필요를 채웠어요.
종은 그녀의 힘을 시험한 게 아니었어요. 그는 그녀의 마음을 보고 있었어요. 그의 부탁은 최소한이었고, 그녀의 대답은 그 이상이었어요.
아직 혼자라면 그 ‘이상’을 눈여겨보세요. 그 사람이 식당 종업원을, 지친 부모를, 자기에게 결코 갚을 수 없는 동료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세요. 연애할 때 딱 최소한만 하는 사람은 결혼해서도 딱 최소한만 해요. 결혼 생활에는 한 사람이 자기가 데려오지도 않은 낙타를 위해 물을 길어야 하는 저녁이 수없이 찾아오거든요.
이미 결혼했다면 질문은 방향을 바꿔 나를 향해요. 나는 배우자가 부탁한 만큼만 해 주고 있나요? 아니면 다시 우물로 내려가나요?
물 한 모금은 누구나 건네요. 당신의 낙타에게까지 물을 길어 주는 사람을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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